<인간관계론>, 감정은 행동에 따라간다.
대학교 1학년 때, 선택 교양과목 중에 ‘행복과 웃음’이라는 수업이 있었다.
제목만 봐도 이상하단 생각이 먼저들었지만,
그 때 연애학개론같은 특이한 교양이 대학가에 유행했었다...
(수업에서 처음 본 사람이랑 데이트하는게 과제였음;;)
시간표, 교양학점, 학점기준, 무엇보다 호기심이 강한 동기가 그 수업을 들었다.
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그날 그날 수업이 끝나고 어땠냐고 물어보면
‘강제로 계속 웃느라 안면근육이 땡긴다.’ ‘현타온다’
그러면서도,
‘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미친듯이 억지로 웃고 있는데, 그 속에 있다보면 결국 진짜 웃는다’고 했다.
아마도 그 동기들은 수업내내 웃다가,
그 시간 만큼은 모두 잊은 채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던 것 같다.
이번 달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데일 카네기의 <인간관계론>을 읽는 중에
뜻은 익숙하지만, 왜인지 인상깊은 구절이 있었다.
웃고싶지 않다고?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?
첫째, 억지로라도 웃어라. 혼자있다면 휘파람을 불든가 콧노래, 아니면 노래라도 불러라
둘째, 이미 행복한 사람인 척 굴어라
“행동이 감정을 따르는 것 같지만, 사실 행동과 감정은 같이 간다.
따라서 자신의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을 조절하면 직접적인 통제가 불가능한 감정도
간접적으로 통제할 수 있게 된다.
따라서, 즐거움을 잃었다면, 자발적인 즐거움으로 가는 최고의 길은 즐거운 자세를 가지고
이미 즐거운 사람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다."
인간관계론, 데일카네기. 임상훈 역
아우 헷갈려
하버드대 윌리엄 제임스 교수가 한 말이다.
한마디로, ‘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‘ 이 뜻이다.
모두가 아는 말이지만, 결국 사람은 감정이 앞서는 동물이라 나는 행복하지 않다며,
불행한 마음과 감정을 굳히는 실수를 반복하는 것 같다.
생각보다 뇌는 단순해서 웃는 표정만 지어도 진짜 웃을 때 나오는 호르몬이 나와서 기분이 좋아진다는데
70년 전 책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하고있다...?
지금까지도 이 뻔한 말을 반복하는 이유는 여전히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해서겠지
주변 지인들만 해도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지 않은데도,
오늘 하루 소소하게라도 기분좋았다는 얘기는 없고, 화가 가득 차있다.
행복은 주식대박, 취업성공, 대학합격같은 큰 일이 있어야
'드디어 나 비로소 행복해졌다아아!!' 외칠 수 있는건가.
점점 행복하다고 느끼는 기준이 높아져가고, 동시에 불행의 기준은 낮아져가는 것 같다.
나도 마찬가지로 좀 처럼 우울한 시국에, 집콕러지만...
대학동기들이 강제로 웃으면서도 결국 정말 웃었던 것처럼
이럴 때일수록 하루에 한 번 쯤 슬쩍 입꼬리를 올려봐야겠다.
★다들 입꼬리 올리고 가세요!!★